[조선일보] 일사일언-21세기 베토벤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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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26
[일사일언] 21세기 베토벤들
조선일보
입력 2020.02.10 03:00 백윤학 지휘자·영남대 교수
현대음악은 때론 전위적이다. 듣기
거북한 화성이나 예측 불가능한 선율은 오히려 애교다. 피아노 건반 대신 피아노 줄을 손가락으로 튕기고, 성악가의 노래는 박자와 음정이 맞지 않는 돌고래 울음소리에 가깝다. 이런
기법들은 노이즈 마케팅이 아닌 '자신만의 느낌을 담기 위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음악을 찾는'과정에서 사용하는 실험 도구다.
지난해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린 설치미술가 양혜규의 전시 '서기 2000년이 오면'의 일환으로
TIMF앙상블과 함께 작은 편성의 윤이상 곡 '영상(Image)'을
지휘했다. 작곡된 지 5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낯설고 독특하다. '주말에 누가 이런 골치 아픈 곡을 들으러 올까' 했던 나와 연주자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연주 시각에 맞춰 갤러리를 찾은 적지 않은 관객들의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면서 '현대음악에 대한 골치는 내 머릿속에서만 아팠던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새로운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오래전 죽은 작곡가들의 익숙하고 고상한 음악만
권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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